777lilium 2019. 12. 15. 16:54

 

병오 일주는 왼쪽에서 두 번째, 위에 빨강, 밑에도 빨강, 병오라고 읽는 부분입니다. 위에 빨강은 양의 화 기운이고 태양과 조명 등을 상징합니다. 밑에 빨강은 음의 화 기운이고 불, 뜨거운 열기, 계절로는 여름, 시간대로는 낮, 동물로는 말을 상징합니다. 위와 아래의 이미지를 합쳐서 형상화하면 한 여름의 태양, 빨간색 말, 무대 위의 조명과 열기 등이 됩니다. 보통 천간의 양의 화 기운 자체가 태양을 상징하는데, 병오 일주는 태양 중의 태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즉, 태양은 뜨겁기만 한 것이 아니라 빛을 뿜어내는데, 병오 일주도 열기와 빛을 함께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한 여름의 태양을 설명드리겠습니다. 여름은 계절적으로 덥습니다. 거기에 태양까지 내리쬐고 있기 때문에 아주 환하면서도 덥습니다. 그런데 태양은 특정한 곳을 비추기보다는 보편적으로 전체를 비추게 됩니다. 따라서 병오 일주도 본인 중심 기운의 강한 에너지가 집중적 방향성을 가지고 뻗어나가지 않고, 사방으로 분산되게 됩니다. 그래서 본인 스스로도 마음이 분산되면서 다양한 관심을 가질 수 있고, 본인의 기운을 받는 주변 사람들 입장에서도 부담을 갖는 사람이 생기게 됩니다. 이는 마치 태양의 밝음과 열기가 무조건 모든 사람에게 좋지는 않음을 의미합니다. 한 여름의 밝은 기운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는데, 태양은 그런 것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무작정 자신의 본질과 에너지를 표출해 낸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병오 일주는 낭중지추나 다크호스의 느낌이 아니라 이미 강하게 주인공으로 드러난 모양새가 됩니다. 그런데 세상은 너무 혼자 드러난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항시 발목을 잡으려 하고 평준화시키려 합니다. 그만큼 병오 일주는 본인의 환하고 밝은 본질과 상관없이 시기와 질투를 받을 수 있는 일주가 됩니다. 그래서 말 한 마디나 행동 하나에 있어서도 때로는 구설수가 따르게 됩니다. 본인은 아무렇지 않게 한 말과 행동이 다른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세상살이는 너무 솔직하고 너무 밝고 너무 뚜렷하면 오히려 견제를 받게 됩니다. 또한 그런 모습이 평범해 보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다음 빨강색 말을 설명드리겠습니다. 빨간색 말이라 하면 적토마를 먼저 떠올릴 수 있습니다. 병오 일주도 적토마의 느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나중에 설명드릴 무오 일주가 적토마의 느낌은 좀 더 강하고 병오 일주는 그다음 정도가 됩니다. 그래도 어찌 됐든 적토마의 기질이 있기 때문에 어떤 일을 함에 있어서 열정이 넘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또 사람의 에너지라는 것은 공평합니다. 그래서 순간적으로 에너지를 방출하냐 서서히 방출하냐의 차이만 있습니다. 병오 일주는 순간적으로 에너지를 방출하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또 어떤 일을 함에 있어서 금방 식을 수 있는 여지도 있습니다. 또한 병오 일주는 방향성이 명확한 일주가 아니기 때문에 부산스럽게 에너지를 낭비할 여지도 있는 일주입니다. 그만큼 꼼꼼한 느낌보다는 털털함이 있는 일주입니다. 따라서 주변 사주 구조에서 에너지 흐름을 받아줄 수 있는 토 기운이나 금 기운이 필요하고, 적절히 열기를 다듬어줄 수 기운이 적당히 필요한 일주가 됩니다. 여기서 적당한 수 기운이 필요하다는 의미는, 마치 북유럽 사우나에서 나뭇잎에 물을 축여서 사우나 안의 습기를 유지해 주는 느낌 정도를 의미합니다. 사주 명리학은 본질을 죽여서 평준화시키는 게 목표가 아니고, 본질을 더 잘 살리는 것을 추구하는데, 수 기운이 너무 강하게 눌러버리면 병오 일주의 본질이 약해질 수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무대 위의 조명과 열기를 설명 드리겠습니다. 병오 일주는 주변 사주 구조에서 수 기운이 강하게 짓누르지만 않는다면, 주인공이고 싶은 마음, 주목받고 싶은 마음, 대중 앞에 서고 싶은 마음 등이 생기게 됩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의 시선을 받고자 하는 마음은, 일대일로 사람을 상대할 때에는 상대방이 부담을 느낄 수 있습니다. 태양은 멀리 떨어져서 넓은 공간을 비출 때 부담스럽지 않은데, 태양이 한 사람만 비추고 있다고 하면 그 사람은 태양을 가리고 싶거나 피하고 싶거나 치우고 싶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병오 일주는 여러 사람 앞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이 더 잘 맞게 되고, 병오 일주 여자의 경우에는 같은 여자들을 상대하기보다 남자들을 상대하기가 더 수월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대 위의 조명과 열기라는 것은, 무대 위에 있을 때에는 화려하지만 무대를 내려온 다음에는 허탈감, 허망함, 우울감 등이 생길 수 있습니다. 빛이 강할 때 그림자가 가장 어둡다는 말처럼 병오 일주도 어떤 밝음과 화려함 이면에 어두움이 공존하게 됩니다. 따라서 지속적으로 어떤 목표를 정하고, 사람들 속에 머물면서 자신의 밝음과 열기를 꾸준히 유지시켜나가는 게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