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을귀인의 발생 연원은 선천 순행도표와 후천 역행도표입니다. 그래서 어떤 음양오행의 상생, 상극의 개념이나 기존의 명리학 이론으로 명확하게 설명하기는 힘듭니다. 또한 천을귀인이 귀인 중의 귀인이라고 하는 만큼 하늘의 은덕을 입어 모든 재난으로부터 보호해 준다고도 하지만 그게 무조건 그렇지도 않습니다. 다만 천을귀인의 기운이 사주에 있으면 그 특성이 그 사람의 성향에 존재하는 것은 분명하고, 여기에 사주의 균형 관계가 잘 이루어졌다면 정말 천을귀인의 강점이 잘 나타나기도 합니다. 하지만 천을귀인은 있지만 사주의 균형 관계가 깨졌다면 천을귀인의 존재 여부와 상관없이 문제들이 발생하게 됩니다. 또한 천을귀인도 각종 살의 개념과 마찬가지로 외부에서 들어오는 복이 아니라, 결국은 본인 성향의 발현입니다. 즉, 본인의 내재된 성향이 자연스럽게 복을 불러오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천을귀인의 기운이 각종 재난으로부터 보호해 준다고 해서 어떤 인생의 대박이 터지고, 큰 부귀영화를 누리는 것도 아닙니다. 따라서 천을귀인의 기운이 온전히 작용하면 인생이 평탄해지고 관계성에서 크게 모나지 않는 정도가 됩니다. 결국 각각의 사람의 인생 가치관에 따라서 천을귀인의 작용이 누군가에게는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주 분석에서 가장 좋게 보는 기운으로 많이 회자되고 있으니까 그에 대한 판별법과 특성 정도만 이해하시고, 사주원국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적당히 참고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인생은 한 사람이 아무리 좋은 기운을 가졌다고 해도 모든 좋은 것을 다 가질 수는 없으니까요. 다만 사주명리학에서 천을귀인을 좋게 본다는 것은, 그만큼 사주명리학이 추구하는 바와 어느 정도 맥을 같이하고 있다는 것을 아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즉, 사주명리학이 추구하는 바는 기복은 많지만 인생에서 크게 부귀영화를 누리는 게 아니라 균형 잡힌 사주 관계 속에서 자신의 일주의 강점을 잘 살리고 평범하고 평탄하게 살아가는 것입니다.

 

천을귀인은 일간을 기준으로합니다. 일간에 열 개의 천간의 글자 중 한 개가 위치하고, 그와 짝이 되는 글자가 지지에 올 때 성립하게 됩니다. 그 짝이 되는 지지의 글자는 각 천간의 글자마다 두 개씩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 짝이 되는 글자가 지지에 많을수록 천을귀인의 기운이 강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각 일간의 글자에 대한 짝은, 갑목은 축미, 을목은 신자, 병화는 해유, 정화는 유해, 무토는 미축, 기토는 자신, 경금은 미축, 신금은 오인, 임수는 묘사, 계수는 사묘가 됩니다. 그리고 이 중에서 각 일간의 짝이 일지에 위치할 수 있는 것은 정유 일주, 정해 일주, 계사 일주, 계묘 일주가 됩니다. 천을 귀인이 일지에 들어온다는 것은 아무래도 그 작용력이 더 크고, 일주 자체가 중심 기운이기 때문에, 그 사람은 중심 기운에서부터 천을귀인의 세력을 깔고 시작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런 경우를 일귀라고도 하고, 네 개의 양반 기운으로 칭하기도 합니다. 여기서 양반은 양반, 쌍놈의 계급 구분의 양반이 아니고, 인격적으로 양반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상담을 진행해 보면 일지에 천을귀인의 기운을 깔고 있다고 무조건 양반이나 신사의 품격을 보이는 것은 아닙니다. 즉, 본인 마음 먹기에 따라서 충분히 양반의 품격을 가질 수 있지만 사주 균형 관계가 깨졌다면 다른 마음을 품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 천을귀인만 가지고 단편적으로 한 사람의 인격을 단정하기는 힘들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천을귀인 중 일귀에 해당하는 정해 일주의 경우, 일지가 관성인데 주변으로도 관성의 기운이 강하면 균형있게 마음 상태를 유지하기보다는 때때로 극단적이거나 엉뚱하게 튕겨지는 경우가 생깁니다. 정유 일주의 경우, 일지가 재성인데 주변으로도 재성의 기운이 강하면 재물을 과하게 탐하거나 일에 대해서 너무 과하게 완벽주의적 성향을 드러내거나 과도한 결벽증을 보이면서 본인이나 주변을 힘들게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계묘 일주의 경우 일지가 식상의 기운인데 주변으로도 식상의 기운이 강해진다면 대책없는 자기 고집이 강해지면서 보편적 방향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외골수처럼 밀고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계사 일주의 경우 일지가 재성인데 주변으로 재성의 기운이 강해진다면 정유 일주 이상으로 재성의 기운과 관련한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다만 천을귀인 중에서 이 네 개의 일귀에 해당하는 일주의 강점은 에너지가 계속 흘러나온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천을귀인의 균형잡힌 성향적 발현만 있다면 분명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고, 함께 일하고 싶거나, 일을 맡기고 싶은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천을귀인의 좋은 특성은 선비와 같은 고결함, 아이와 같은 순수함, 인간 관계에서 모나지 않고 둥글둥글함, 주변 사람을 하대하거나 나쁜 말을 하지 않음, 술을 마시거나 유흥을 즐겨도 도를 넘지 않음, 결혼 후에 바람을 피우지 않음 등이 됩니다. 그래서 천을귀인이 잘 발현된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직업은 역시나 안정적이면서 평탄한 직업입니다. 공무원, 교육계통, 의료계통, 복지계통 등입니다. 그런데 역시나 천을귀인만으로 직업적 발현을 단정하기는 힘들고, 사주 전체의 균형 관계 속에서 다양한 직업 발현을 하게 됩니다. 다만 본인 성향의 중심에 천을귀인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다면, 너무 극단적이거나 모나게 행동해야 하는 직업보다 평탄한 직업이 마음의 만족감은 더 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천을귀인의 특성이 잘 발현된 사람은, 어떤 면에서는 치열한 자본주의 시대에 최적화된 모습은 아닐 수 있습니다. 즉, 너무 양반답고, 선비답고, 신사답게 행동하면 지금 시대에는 손해보거나 어떤 조직에서 밀려나거나 음해 당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추가로 천을귀인은 각종 살을 무력화시키고, 십성의 작용을 활성화하면서 일주, 월주, 시주, 연주의 순으로 그 작용력이 커진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천을귀인은 합이 되는 것은 긍정적으로 보지만, 충이나 공망이 되는 것은 부정적으로 보고, 추후에 설명드릴 인신사나 축술미의 형살에 걸리는 것도 부정적으로 본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그런데 굳이 천을귀인이 부정적 사주관계 속에 위치하는지를 판별하는 것을 떠나서 사주 원국 자체에서 균형이 깨지거나 부정적 작용이 있다면 본인 스스로 천을귀인의 특성을 이해하고 균형점을 찾는 행동을 해야 좋습니다.

 

Posted by 777liliu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