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신살의 표면적 의미는 대부분 무섭고 극단적입니다. 살이라는 글자 자체에서부터 죽인다는 의미가 들어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살이 있다고 무조건 죽음에 이르거나 위험한 상황이 끝없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살이라는 명칭이나 각종 신살의 극단적 의미가 생긴 것은, 과거의 사람들이 문맹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장황하게 풀어서 설명하면 이해하기 힘들고, 그냥 평범한 표현을 쓰면 강한 임팩트를 주지 못하고, 나아가 점 보는 것을 업으로 삼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두려움을 심어줘야 수입으로 연결되는 확률도 컸기 때문에, 이러한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물로 각종 신살과 극단적 의미가 생겨나게 됐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각종 신살이 아무런 의미도 없는 것이냐 하면 또 그렇지 않습니다. 그 이면의 내용을 보면 충분히 음양오행의 상생, 상극 관계에서 충분히 참고할만한 의미들이 있습니다.

 

그럼 백호살을 한 번 보겠습니다. 백호살은 호랑이 중에서도 흰색 호랑이가 갑자기 튀어나와서 해를 입힌다는 것입니다. 호랑이가 갑자기 나올 확률도 크지 않은데, 거기에다가 흰색 호랑이니까 그 발생 확률은 더 작아집니다. 그렇게 발생 확률이 작은 흰색 호랑이가 갑자기 튀어나오니까 정말 깜짝 놀랄 상황이기는 합니다. 그런데 이런 갑작스럽게 뜬금없는 해로움이 발생하는 사람들의 특성이 있습니다. 즉, 백호살이 있는 사람들의 특성은 자기 몰입감이 큰 사람입니다. 무언가 집중하면 집요하게 파고들어가는 전문적 기질이 있기 때문에 주변을 잘 보거나 방어하지 못합니다. 그러다가 남들이 보기에는 전혀 갑작스러울 것도 없는 사건이 이런 사람들에게는 아주 갑작스럽고 크게 다가올 수 있다는 것이지요. 마치 스페인의 가우디라는 건축가가 느리게 달리는 전차에 치여서 죽은 것과 같은 느낌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결국 백호살이 있는 사람의 강점은 집중력과 집요함이고, 단점은 산만하게 주변을 돌아보는 습성이 약하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백호살이 있는 사람은 이 문제점을 스스로 해결할 수 없을까의 문제가 남습니다. 물론 모든 문제의 해결 방법은 존재합니다. 즉, 집중력과 집요함이 있는 사람이 산만해지면 됩니다. 그런데 사주는 자신의 일주의 강점을 잘 살릴 수 있도록 나머지 주변 기운을 균형잡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따라서 백호살이 있는 사람은 그 강점에 집중하면 되고, 나머지 부족한 것은 그 부분에 강점이 있는 사람들을 통해서 보충하면 됩니다. 더불어 백호대살이라는 표현은 살 중에서도 그 강도가 강하다는 의미로 만들어진 이름입니다. 그런데 그 해로움의 강도라는 것은 항시 상대적이기 때문에 굳이 대살이라는 표현까지 써서 강조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건물에 깔려도 살아남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쥐에 놀라서 죽는 사람도 있는 것이니까요.

 

그럼 백호살을 찾는 방법을 설명드리겠습니다. 백호살은 일주를 기준으로 합니다. 일주가 갑진, 을미, 병술, 정축, 무진, 임술, 계축 일 때 백호살이 됩니다. 그리고 일주가 아닌 다른 곳에 백호살의 기운이 추가로 있다면 그 의미가 강해집니다. 그런데 일주에 백호살의 기운이 없고 다른 곳에만 있다면 그것은 백호살이 발현했다고 보지 않습니다. 그리고 백호살에 해당하는 일주를 잘 보시면, 역시나 집중력과 집요함이 있는 일주임을 아실 수 있습니다.

 

다시 한 번 정리하자면 백호살의 나쁜 의미로는 갑작스러운 사건, 사고나 질병, 또는 가까운 사람과의 이별 등이 있습니다. 좋은 의미로는 전문적 기술이나 재능, 또는 집중력, 목표를 달성하기 위함이나 원하는 것을 쟁취하기 위한 집요함, 끈기 등이 됩니다. 그래서 좋은 의미에 집중해서 자신의 강점을 잘 살리고, 나쁜 의미에 대해서는 주변에 자신을 보좌할 수 있는 기운을 가진 사람의 도움을 받으면 좋습니다. 나아가 본인 스스로 좀 방어를 하자면, 주기적으로 몸과 마음을 풀어주고, 집중할 때와 느슨하게 풀어질 때를 적절히 조절해 주면 좋습니다.

 

추가로 일주가 백호살의 기운에 해당하고, 대운과 세운에서 백호살의 기운이 들어온다면 역시나 백호살의 기운이 강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일에 있어서는 그 전문성이 올라갈 수 있지만 주변 상황에서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계획성을 가지고 중간 중간 몸을 풀어주고 주변 상황을 챙기면 좋습니다.

 

참고로 백호살의 발생 연원은 전통적인 명리 이론에서 비롯된 것은 아닙니다. 구궁도나 구궁법이라고 불리는 이론에서 나온 것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전통적인 명리 이론인 음양 오행의 상생과 상극으로도 그 의미를 따져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백호살의 일지 부분을 보면 모두 진술축미의 토 기운이 있습니다. 토 기운은 오행에서도 중간에 있고, 계절의 흐름에서도 중간 중간에 위치하게 되며 자연적으로도 모든 것을 품는 중도적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이 중간이나 중도라는 것은 안정적 의미도 있지만 혼란의 의미도 있습니다. 그래서 사주 이론에서 지지에 토 기운이 위치해 있으면 일단은 해설에 있어서나 인생의 흐름에 있어서나 복잡하다고 봅니다. 그런데 그런 복잡한 혼란은 다양한 기회나 가능성, 재능 발현을 의미하기도 하기 때문에 우리는 항시 긍정적 방향성으로 보고 나아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Posted by 777lili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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